가디나에 있는 컨테이너 야드에 선 NGL트랜스포테이션의 노상일 대표. 코로나19로 트럭킹 시장에 몰려드는 IT 바람을 타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는 기회다] 한인 운송회사 NGL 노상일 대표
AI·빅데이터로 산업 변화
앱 기반 회사로 변신 노력
국경 운송·내륙 진출 강화
전국 네트워크화 5년 계획

매년 20~40% 성장을 이어온 한인 운송회사 NGL트랜스포테이션은 올해 복병 코로나19를 만났다. 셧다운 된 중국 공장이 2, 3월께 풀리나 했더니 미국이 셧다운 됐고 3월 매출은 40%까지 주저앉았다.

다행히 미국은 경제 규모가 커 적정 재고량이 필요하기 때문에 물류가 막히면 나중에 수입량이 급증한다. 리먼 브러더스 때도 그랬다. NGL 노상일 대표는 “덕분에 올해 결산하면 매출은 줄지 않고 수익률은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노 대표는 오히려 코로나 이후를 보고 있다. 유학생 출신으로 2006년 애리조나에서 NGL을 창업해 가주, 텍사스, 조지아로 확장을 거듭했던 NGL은 이제 IT, 국경 운송, 네트워크를 키워드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IT가 몰려온다

코로나로 트럭킹과 IT의 결합 속도는 더 빨라졌다. “인공지능(AI)과 기계 학습(머신 러닝), 빅데이터, 블록체인이 트럭킹 시장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어요. 앞으로는 트럭이 아니라 컴퓨터가 다니는 것입니다.” 종이에 적던 운행 기록은 트럭의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자동으로 기록되고 빅데이터 소스가 된다. 창고를 나고 드는 트럭 운행 기록 수치를 바탕으로 컨설팅을 제공하는 회사가 등장했고 비싸기로 유명한 트럭 보험 시장에서 과속이나 급제동, 급회전 같은 빅데이터를 이용한 경쟁력 있는 보험상품이 나오고 있다.

“구글이 투자한 킵트래킹사에는 30만대 이상의 트럭이 가입해 있어요. 이 회사가 최근 브로커 사업을 시작했어요. 트럭 노선과 빈 차 운행 등을 꿰고 있으니까요.”

NGL도 앱 기반 회사로 가고 있다. “모든 배차가 앱에서 시작하고 거기서 파이낸셜, 어카운티, 인보이스가 모두 나와요. 결국은 이 길로 갈 것이고 우리도 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NGL은 별도로 운영되던 운송관리시스템(TMS)과 창고관리시스템(YMS), 차량관리시스템(FMS), 야드관리시스템(YMS)을 하나로 통합하고 있다. 현재는 실리콘밸리 회사와 일원화 작업을 하고 있는데 경험이 쌓이면 자체 개발하려고 한다.

“산업 자체가 바뀌고 있어요. 여기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되거나 서서히 밀려날 겁니다. IT 최후의 시장이 트럭킹이라고들 합니다. 마지막 블루오션이라고 할까요. 적용할 테크가 너무 많다는 거죠.”

노 대표는 지난해 애틀랜타에서 열린 트럭킹 테크 콘퍼런스에 참석했다 깜짝 놀랐다. 업계 4, 5위의 XPO사의 CEO는 연구개발 부서에 박사급 인력이 1000명이 넘는다고 공개했다. 큰 트럭킹 회사는 아예 IT회사를인수합병했다. “물류회사가 IT를 따라가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한 시대가 됐어요. 블록체인은 모든 정보를 오픈하잖아요. 지금은 정보에 괴리가 있어서 한 단계 넘어갈 때마다 가격이 올라가잖아요. 블록체인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면서 어마어마한 변화를 몰고 올 것입니다.”

작년 기준 미국 트럭킹 시장은 8000억 달러 규모다. 그중 트럭킹이 71.8%다.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이 4280억 달러니까 거대한 시장에 거대한 변화가 몰아치고 있다.

노 대표가 IT를 앞세워 시스템 통합에 나선 것은 무인자동차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시스템 안으로 들여놓아야 컨트롤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무인자동차가 당장 대도시나 골목까지는 못 가더라도 거점에서 거점으로는 이동할 수 있다. 이게 가능하면 무인트럭 20~30대가 한 대를 따라 한 줄로 운행할 수도 있다. 그러려면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노 대표는 트럭과 차대에 블랙박스와 GPS를 부착하고 AI 기술로 트럭과 컨테이너의 상태를 자동 점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국경 운송 비중 커진다

코로나로 글로벌 공급체계가 붕괴하면서직접 생산의 필요성이 커졌다. 노 대표는 미국으로 공장이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대신 미국은 생산비가 많이 들어 국경이 가까운 멕시코로 올 것이고 국경을 넘어 운송하는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샌디에이고 지점을 열고 국경 운송에 뛰어든 뒤 라레도와몬터레이 등 멕시코 인접 도시로 망을 넓힐 계획입니다. 무역분쟁까지 겹치면 국경 비즈니스는 더 늘어나고 중요해질 겁니다.”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NGL은 현재 4개 주에 터미널을 두고 18개 주를 자체 트럭으로 운송하고 있다. 22에이커 이상의 야드와 12만 스퀘어피트 이상의 창고도 갖고 있다. 노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한 온라인 비즈니스의 미래가 배송 속도에 있다고 판단하고 ‘항구에서 내륙으로’, ‘동부 진출 강화’ 두 개의 목표를 앞세워 네트워크 전국 확장에 나섰다. 미국 5대 항구 중 4곳에 이미 진출한 상태인 만큼 현재의 자체 운송 지역을 18개 주에서 내륙으로 넓히는 계획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국은 아니라도 70~80% 지역을 페덱스나 UPS와 연계해 이틀 안에 배송하는 5년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동부는 운송량이 크게 늘고 있다. 파나마 운하가 2만TU의 배가 통과할 정도로 넓어지면서 동부의 항구로 직행하는 화물이 증가했다. “미국 인구의 70%는 미시시피강 동쪽에 거주해요. 또 러스트 벨트에 있던 제조업이 선벨트 지역으로 내려왔고요.”

노 대표는 여러 번 위기에서 도약했다. 트럭을 구하기 힘들어 트럭킹 비즈니스를 시작했고 가주에서 트럭 구하기가 힘들어 가주에 진출했다. 2014년 항만 파업으로 컨테이너 야드 기근 현상이 벌어졌고 노 대표는 야드에서 쫓겨났다. 할 수 없이 새로운 야드를 찾아 나서면서 창고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2010년에는 매연과 분진 배출이 많은 트럭의 항구 출입 금지 정책이 시행되면서 군소업체는 살아남지 못했다. NGL은 이때 자체 트럭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노 대표는 코로나 위기에서 이전 몇 차례 경험했던 ‘위기=도약’을 감지한다. “위기가 올 때 회사가 튀겨지더라고요.”

 

미주중앙일보 2020년 11월 3일자 안유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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